본문 바로가기
읽기와 쓰기

[서평]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 김지윤 작가 소설

by KHEPRI 2024. 9. 29.
반응형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지은이 : 김지윤)

연남동에 위치한 빙굴빙굴  빨래방은 24시간 쉬지 않고 불이 켜져 있는 빨래방이다.

이곳 빨래방 한편의 테이블에는 언제부터인지 누군가에 의해 놓여 있던 것인지 모르는 초록색 다이어리가 놓여 있다.

빨래하러 오는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다이어리에 적고, 다른 사람의 사연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방명록의 역할을 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소설 속에서 표현되고 있는 빨래방의 시그니처 향인 코튼 향이 느껴지는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에는 꽤 많은 인물이 등장하며, 각 등장인물의 사연을 옴니버스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빨래방이라는 연결고리가 서로를 이어주게 되고,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악역은 없을 것만 같은 이야기로 전개된다.

후반부의 보이스피싱 사건은 모든 인물을 빨래방이라는 장소에 모이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며, 그들은 의기투합하여 보이스피싱 범인을 쫒는 추격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은 20대 부터  60대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등장하며 이는 우리 일상의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어쩌면 여러 연령대의 독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어봤을 법하고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연남동의 주택을 두고 갈등을 겪는 의사 아들 대준과 아버지 장 영감,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이 된 미라, 5년간 메인작가의 꿈에 도전하는 보조작가 한여름, 보이스피싱을 당한 동생을 잃은 재열, 학교 CC (Campus couple) 였다가 데이트폭력으로 헤어진 후 휴학한 연우 등 현시대 세대들이 처한 고민과 사회 이슈를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독자의 공감대를 만들어 낸다.

책 속에서 저자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사회를 등지고 어두운 방구석에서 빛을 보지 못한 청년들이 주변인들로부터 듣고 싶지만 듣지 못한 용기, 격려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나는 메인작가의 꿈에 도전하면서 실패하는 한여름의 이야기에서 와닿는 메시지가 많았다. 요즘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는 젊은 세대들의 노동 의지 박탈이다.

하지만 소설 속 한여름처럼 본인의 꿈을 좇기 위해 꾸준히 도전하며 실패를 직면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초개인화사회로 접어드는 현재 사회속에서, 그런 이들은 좌절하게 될 때 누구에게 위로를 받을까, 소설속 한여름의 롤모델인 경희처럼 그들을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기를..

–경희가 한여름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대목-

“삼켜내기 힘든 하루가 있잖아. 그럼 퉤 뱉어버려. 굳이 그렇게 쓴 걸 꾸역꾸역 삼켜 낼 필요는 없어. 마음도 체한다. 여름아”

반응형

'읽기와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나의 돈키호테 - 김호연 작가 소설  (5) 2024.10.03